[Ⅰ. MY WWOOFING IS… ]
    이옥종 우퍼 , WWOOF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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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OOFER INTERVIEW  

    2002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둘째 딸과 함께한 캐나다 우프 이후 이옥종 씨는 언젠가는 꼭 다시 우프를 하리라 마음 먹었다. 깊은 산 속에서 텃밭을 일궈 식자재를 자급자족하고 자신들이 살 집을 직접 짓는 등 열정적이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호스트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0년 후. 그녀는 우프를 체험하러 다시 캐나다로 떠났다. 10년 만에 떠난 우프 였지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녀는 2개월 동안 자신이 방문했던 세 곳의 호스트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에밀리9_메인“딸 아이와 함께 2002년에 캐나다 우프를 하는 동안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삶의 형태와 아주 비슷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저는 지식과 건강이 어우러진 삶을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농장주를 도와 일을 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일을 하게 되었고 동시에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호스트 집에 머물며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내 사고 방식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걸 느꼈다 랄까요. 이 기분을 다시 느끼기 위해 2012년에 캐나다로 우프를 하러 떠났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경험해보자’라고 생각해 2개월이라는 시간을 잡고 준비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만난 캣, 다이애나, 애밀리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

    캐나다 우프를 한 번 가본 경험도 있었고 2개월이라는 귀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호스트를 고르는데 많이 고민했습니다. 호스트가 제시하는 일이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호스트인지, 금연·금주를 선호하는지 등의 기준으로 세 곳의 호스트를 골랐어요. 그때의 기억을 되돌려보니 새록새록 당시 방문했던 호스트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캐나다 오타와 주변에서 선택한 첫 번째 호스트의 이름은 캣 이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지은 온실에서 직접 키운 야채로 유기농샌드위치를 파는 동양 찻집을 운영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호스트여서 제가 주로 했던 일은 온실을 짓는 일을 돕고 온실 채소에 물을 주는 일이었죠. 캣은 요가와 동양의 차 그리고 음식에 관심이 많은 주부이기도 했는데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배려해 김치를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호스트 다이애나의 집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남편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아내인 다이애나가 일을 하러 나갔죠. 캐나다의 시골은 집이 워낙 크고 땅이 넓다 보니 여자 혼자 집안일을 감당할 수 없어 남편이 집에 있는 경우가 꽤 많다고 했습니다. 또 이곳에는 이미 스페인에서 온 우퍼가 2년 째 지내고 있었기에 우리는 일을 분담했어요. 힘을 써야 하고 어려운 일은 스페인 우퍼가 맡았고 저는 밭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져갈 도시락을 챙겨주고, 아이들의 등하교를 도와주는 일 등을 했습니다.
    다이애나3_일마지막 호스트는 에밀리와 카메론의 노부부가 사는 집으로 이곳은 학교 선생님을 하다 은퇴한 에밀리와 변호사를 하다 토론토스타지의 편집장을 역임한 카메론이 농사를 짓고 동물을 키우며 주변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자리 잡은 터였습니다.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브로콜리 등 다채로운 채소를 키웠고 말도 2마리를 키우고 있었어요. 말들에게 줄 양식인 건초 더미를 정리하는 일은 태어나서 그때 처음 해봤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다 정리된 건초 더미 위에서 쉬는 휴식 시간의 짜릿함과 뿌듯함과 여유로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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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곳 모두 공통적으로 자신들이 누구와 어떻게,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주관이 명확 했습니다. 그들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환경을 생각하며 이웃 사람들과 어울려 지냈고 친환경적으로 작물을 재배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모두 제각각 이었죠.
    저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호스트에 가면 그 호스트의 농사법과 생활 방식을 따랐습니다. 가령 애밀리는 토마토를 잘 자라게 해주는 나무 막대기 하나가 썩으면 그 대를 건드린 손으로는 절대 다른 대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말해주었고 비가 올 때 땅을 건들면 땅이 성이 나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일체 흙을 건드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크지 않은 텃밭이었고 자급자족을 위한 작물재배임에도 애밀리는 밭지도라는 것을 종이 위에 연필과 색연필로 일일이 그려가며 작물 하나 하나에 그렇게 정성을 들였습니다. 이렇듯 제가 만난 호스트들은 자연을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원칙과 방법이 있었고 언제나 태도가 진지 했습니다.

    우프가 가져다 주는 예상치 못한 만남들

    우프를 하면 ‘세 끼를 이렇게 즐겁게 먹을 수 있구나’ 라는 걸 많이 느껴요. 텃밭에서 내가 직접 따서 준비한 채소와 호스트가 직접 만들어 준 정성 가득한 요리로 마련된 식탁은 그야 말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스스로 준비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고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요리여서 맛도 풍부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제가 만난 호스트들은 전부 먹을 거리와 식사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자연에서 난 재료들로 직접 만들어서 먹으며 이웃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음식을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준비해서 하나도 버리지 않고 먹었어요.
    우프라는 것이 호스트의 삶을 깊숙이 체험하는 것이기에 호스트들은 언제나 어디를 가고 무슨 일을 하든 저와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만남과 시간을 얻게 되는데 이것이 우프의 숨겨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캣과 캣의 친구와 함께 카누를 타러가기도 했고 캣이 하는 요가 수업을 따라가서 요가를 배우기도 했어요. 애밀리는 남편이 손수 만든 사우나를 소개시켜 주며 언제든지 사우나를 사용해도 좋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근처 호숫가에서 수영을 하고 올라와 직접 불을 때고 사우나를 하는 시간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 우퍼들과의 만남도 예상치 못한 만남 중의 하나 입니다. 저보다 먼저 온 우퍼들이나 나중에 온 우퍼들이 있을 수 있는데 저는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에서 온 우퍼들을 만났습니다. 이들과의 대화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은 호스트에게 얻게 되는 것과 약간 다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들이 살아온 삶, 우프를 오게 된 경로,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면 나 자신이 얼마나 작은 마음으로 작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 왔었구나를 느끼게 되거든요.          사이드2롸쓰3_음식에밀리7

    우프 그 이상의 깨달음

    건강한 먹을 거리의 중요성, 노동의 가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생각 등 우프를 하면서 제가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프를 통한 즐거움은 분명히 호스트 농가에서 그 사람들의 친환경적인 생활 방식을 보고 배우는 것 그 이상의 다채로운 즐거움과 깨달음이 존재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특히 타인의 삶의 방식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죠.
    다른 나라의 우퍼나 호스트들은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입니다. 자연을 생각할 줄 알고 인연의 소중함도 알고 있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우프를 다녀오기 전과 후의 제 인생은 완전히 다릅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며 저의 선택과 저 자신을 믿게 되었죠. 저는 소망하는 것이 있으면 꾸준히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연을 지켜나갈 거예요. 제가 만난 호스트와 우퍼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꿋꿋이 일궈 나갔던 것처럼 말입니다.

    – 당신에게 우프란? 

    “새로운 경험과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늘 가고 싶은 내 마음 속의 고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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