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MY WWOOFING IS… ]
    김해미, 유민선 우퍼
    WWOOF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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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OOFER INTERVIEW  

    김해미, 유민선 부부는 신혼 여행 기간 중 이탈리아의 포도올리브 유기농 농장에서 우퍼로 지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 토스카나 지방에 위치한 와인 농장을 운영하는 호스트는 산 속 깊은 곳에서 살고 있었다. 온통 나무로 둘러 쌓인 호스트의 집은 새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아늑한 곳이었다. 호스트는 여유와 배려가 넘치는 사람으로 와인과 환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농장주였다. 우퍼로 있었던 2주는 김해미씨와 그녀의 남편이 새로운 변화와 깨달음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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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와 민선 씨는 2016년 7월에 결혼한 신혼 부부입니다. 남편은 와인 수입 회사에서 저는 일본계 회사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결혼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고 신혼 여행으로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로 계획하던 중 우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저도 와인 애호가 이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꼭 와인 생산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길 원했는데 호주에서 우프라는 것을 경험한 남편의 친구가 우프를 통해 와인을 제조하는 농가를 찾아볼 것을 권했죠. 그 말을 듣자마자 이탈리아 와인 농장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우리 부부가 이탈리아 와인을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우프는 유기농 농장으로만 호스트를 받고 있기에 다소 생소한 유기농 와인을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자 제 마음을 설레임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우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실제로 유기농 와인 농가들이 있었어요. 저는 이탈리아에서도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꼽히는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을 접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기준에 맞는 호스트를 찾아 3개월 전에 미리 이메일을 보냈고 호스트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0805 (72)Roccatederighi마을 축제숲 속 안에 위치한 아담한 집으로 가다

    우리 부부는 토스카나 지방의 포도 올리브 농장에서 2016년 7월 말부터 약 2주 동안 우퍼로 지냈습니다. 우리의 주된 일은 포도와 올리브가 잘 익을 수 있도록 나무의 가지를 정리하거나 벌레 먹은 잎을 자르는 일 등이었어요. 구름 한 점 없는 뙤약볕의 날씨와 비옥한 토양에서 자란 품질 좋은 포도를 직접 만지고 맛도 보면서 우리 부부는 이곳에 온 목적을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호스트는 우리에게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이유에 대해 “환경이 유한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는데 포도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와이너리에서는 와인을 병에 담거나 병에 라벨을 붙이는 일을 했습니다. 호스트와 함께 수다를 떨면서 즐겁게 라벨을 붙였던 기억이 나네요.
    소소한 기억들도 참 예쁘고 정겨운 장면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주방에 새로 페인트 칠을 하던 날입니다. 새로 페인트 칠을 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낡고 오래된 주방이어서 호스트가 페인트 칠을 한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웃음). 어쨌든 호스트와 함께 열심히 그릇과 잡동사니를 창고로 옮기고 벽을 고르게 하기 위해 사포질을 했어요. 먼지와 페인트 가루 때문에 생각보다 작업이 힘이 들었습니다만 그것보다도 주방을 모두 정리했을 때 전과 별 다름 없는 모습에 서로 웃으며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그림 같이 멋진 산 속에 집이 있었기 때문에 아침이 되면 언제나 새소리가 들렸고 창 밖으로 비추던 햇살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할 때는 매일 아침 7시에 눈을 뜨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고 더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이곳에 와서는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오늘 하루는 어떤 일이 있을까’ 였어요. 서울에서와 똑같이 7시에 기상을 했는데도 피곤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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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연코 최고의 식사를 하다

    일 하는 시간 외에 호스트는 우리를 와인 축제나 다양한 축제에 데려가 주었고 자신의 부모님과 지인의 집에도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우리는 호스트 부모님은 농장 가까이에 사셨기 때문에 일을 한 후 점심식사는 대부분 부모님 댁에서 해결했습니다. 점심은 항상 코스요리였어요. 메인 음식 2가지와 과일, 와인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디저트로 먹는 과일은 호스트의 포도밭에서 딴 테이블 포도나 부모님 정원에서 자란 자두, 복숭아 등이었어요. 와인은 호스트가 만든 와인이었고요. 정말 대단했죠. 호스트의 요리솜씨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는 직접 기르고 있는 채소를 이용해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으로 요리를 해주었어요. 정원에서 바로 딴 토마토에 소금 간만 한 페이스트로 파스타와 피자가 어찌나 맛있었는지 제가 여태껏 먹었던 파스타와 피자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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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트와 친구들

    이탈리아의 여름은 매우 덥기 때문에 일은 주로 오전에만 하고 오후에는 쉬었습니다. 그럴 때면 정원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거나 호스트가 설치해 준 해먹에 누워 낮잠을 자기도 했어요. 가끔은 너무 쉬고만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호스트에게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물었는데 그럴 때마다 호스트는 “Whatever you want!”라고 말했어요. 2주 동안 지내면서 아마 이 말을 100번은 넘게 들은 것 같습니다(웃음). 언제나 여유롭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삶을 사는 호스트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난 호스트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을 만나 문화를 교류하기 위해 우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호스트는 대한민국에 궁금한 점이 많았고, 우리는 서로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스트는 우리가 가진 꿈과 생각에 대해서도 자주 물어보았죠. 저녁 식사를 할 때면 특히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9시에 식사를 시작하면 2~3시간 정도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밤 12시를 넘기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그 시간은 그들이 가진 환경과 시간, 그리고 인생에 대한 생각을 많이 듣고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재의 삶과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호스트를 만난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일을 그만두고 떠난 여행이었기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걱정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 호스트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때 호스트는 “지금 이 시간을 즐기며 먼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며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빗대어 말해주었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오늘 하루에 충실하여 원하는 대로 삶을 살고 마음이 풍족하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메인호스트는 원하는 대로 일을 하고 자신의 시간을 즐겼어요. 우리가 만났던 호스트의 친구들도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품앗이 문화처럼 일손이 부족한 시기에는 서로 도와주며 지낸다고 했습니다. 서로의 농작물인 채소와 와인을 교환하거나 필요할 때 구입하는 등 유기농 농사법에 대해 지식을 공유하기도 했어요. 제가 만난 사람들은 집, 가구, 옷, 차 등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에 치중하는 삶이 아니라 환경과 더불어 사람과 공존하고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중요시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우프를 다녀와서 우리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울림을 느끼며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 당신에게 우프란?
        “행복의 GIVE AND TA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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