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제로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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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위,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 야생동물과 뜻하지 않게 가해자가 된 사람들이 여전히 수없이 충돌하고 있다.

    야생동물들이 도로를 침범 한 것이 아니다. 도로가 나기 전 대부분의 길은 야생동물의 서식지였다. 두꺼비는 산란 시기가 되면 물이 있는 습지로 이동하고, 고양잇과의 삵은 2~3km 정도를 이동하면서 생활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해질녘부터 활동이 활발해지는 고라니는 산기슭, 강기슭과 들판 등에 생활을 한다. 이렇게 동물들은 각각의 생태적 삶에 맞는 행동반경을 갖고 이동을 해야 한다. 야생동물들의 이동 습성은 오랜 시간에 걸쳐 각각의 생존 방식을 형성하면서 지구 생태계를 지속가능하도록 유지해 온 자연의 질서이다. 하지만 도로가 들어서면서부터 야생동물들의 이동은 생명을 건 모험이 되었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한 해에만 약 2천 마리가 넘는 야생동물이 고속도로에서 죽음을 당한다. 고속도로 특성 상 비교적 큰 덩치를 가진 포유류만 조사가 되고 조류와 양서파충류 등은 거의 조사가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최소 수치이다. 게다가 고속도로는 우리나라 전체 도로의 4%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방도나 국도의 경우는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 4%를 제외한 나머지 96%의 도로에서는 동물들이 얼마나,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조차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도로 길이는 10만km가 넘는다. 이는 즉, 도로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단절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로 위 동물과 차량의 만남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서로를 언제 마주치게 될지 모르는 도로 위에서 살기 위해 도로를 건너는 동물, 동물이 언제 달려들어올지 모른 채 긴장하며 달리는 차량. 이것은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4월~5월은 야생동물의 로드킬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유리벽에 충돌하는 것만으로 하루에 2만 마리의 새들이 죽는다. 새 생명이 움트는 시기, 아이러니하게도 로드킬을 당한 야생동들의 사체를 신고 받고 기록하는 도로조사원들은 하루에도 끊임없이 로드킬을 마주하고 기록해야한다.  따라서 일시적인 단순예방이나 무리한 로드킬 제로가 목표가 아닌 야생동물의 습성, 생태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저감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로는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니다. 도로를 함께 공유하는 야생동물을 사람과 마찬가지로 귀한 생명체로 인식하며 언제든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야생동물과의 공생은 어렵고 힘들지만 방관하지 않고 목격즉시 신고 (로드킬 신고 110)를 하는 것만으로도 로드킬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녹색연합은 국토부, 국립생태원, 한국도로공사, 환경부와 함께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너는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전국 1500여 명의 도로조사원들이 로드킬의 실태를 기록하고 사고 다발 구간을 찾아, 현실적인 로드킬 저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굿로드, 이제 당신과 함께 아름다운 길을 만들고자 한다.

    스토리텔러_ 윤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