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은 개도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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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이끄는 사람들] JP모간 글로벌 사회적기업(가) 엑셀러레이팅 성과공유회
| 그들이 세계의 빈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2006년 세계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지역민들에게 생계형 사업자금을 담보 없이 대출해 주는 방글라데시 사회적기업 그라민은행(Granmeen Bank)의 창업자, 무하마드 유누스였다. 같은 시기, 대한민국에서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됐다. 1970년대부터 이미 사회적기업이 성장하고 있던 해외 국가들에 비하면 한참 늦은 시작이었지만 국내 사회적기업들은 찬찬히 성장해갔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드디어 국내에서도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사회적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JP모간 글로벌 사회적기업 엑셀러레이팅 성과공유회 현장은 그 값진 희망들이 한 자리에 모인 시간이었다.

1월 12일 동남아시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꿈꾸는 사회적기업 열한 팀이 모였다. ‘JP모간 글로벌 사회적기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성과공유회 겸 모의투자가 진행될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본 프로그램은 국내 사회적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회사 JP모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열매나눔재단의 협력으로 시작됐다. 지난 4월 농업, 환경, 에너지, 제조, 여행, 패션, 유통, 교육 등의 분야에서 이미 국내 사회적 경제를 리드하던 사회적 기업 11팀을 선발하여 9개월 간 3단계에 걸쳐 각 팀들의 글로벌 활동을 도왔다.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하기 위한 자리에서 누군가는 진지했고 누군가는 의미 심장 했고 누군가는 아직 부족했다. 다섯 명의 심사위원은 날카롭게 질문을 던지며 명확한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3시간의 발표가 끝나자 심사위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환호성과 기립 박수로 열한 팀을 뜨겁게 격려했다. 그들이 선택한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03_성과공유회 팀 발표 중

사람


우리는 과연 빈곤한 세계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선도 아니고 이익 추구를 위해서도 아니다. 비영리 단체도 아니고 영리 기업도 아니다. 사업 활동 과정 중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그 결과로 생긴 이윤을 다시 사회적 가치를 위해 재투자 하거나 지역 경제를 위해 환원하는 것을 경영의 목적과 비전으로 삼는 것이 바로 사회적기업이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라는 단어를 ‘세상을 위한 가치’로 시야를 좀 더 확장한 것이 ‘글로벌 사회적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성과공유회의 자리를 빛낸 열한 팀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지역 경제와 저소득층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펼쳤다.

“단순히 마을에 전기가 흘러서 TV를 보게 될 수 있을 뿐인데 몇 년 후 그 마을을 다시 방문해보니까 입는 옷이나 교육 수준이 완전 달라져있더라고요” 자연지형을 활용한 저비용 발전시설 및 시스템 설계로 전기가 미보급된 지역의 전기를 사용 가능하게 도와주고 있는 주식회사 아이디아이엠 인터내셔날 이경태 대표는 “왜 글로벌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나무 칫솔을 아이템으로 발표한 닥터노아 박근우 대표는 치과의사이기도 하다. 대나무와 빈곤의 연결고리에 대해 묻자 그는 “최빈국이 가난한 이유는 그 지역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자원이 활용되지 않고 플라스틱이나 인공제품이 너무 많이 사용되는 것입니다”이라며 “인도네시아에 풍부한 대나무로 칫솔을 만들어 생산하는 것은 그 나라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여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열한 팀 모두 ‘왜’ 그리고 ‘어떻게’ 세계인들의 아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변은 너무 간단했다. 그들은 현지인들의 지독한 환경을 보았고, 문제라고 생각했으며, 자기가 가진 능력으로 해결해야겠다고 선택한 것뿐이었다. 현지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다는 것이 열한 팀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전체 심사
우측부터, 도현명 대표(임팩트스퀘어), 이미경 상무(르호봇), 박라희 부문장(JP모간), 이대영 본부장(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류윤경 PL(행복나눔재단)

사회적기업의 딜레마를 풀어라

이번 성과공유회는 열한 팀의 발표와 함께 모의 투자가 있었다. 이곳에 모인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모의 투자를 하고 참여자들의 투자 결과와 심사위원의 평가를 합산 하여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상위 3개 팀이 이번 성과공유회에서 대상, 최우우상, 우수상을 수상하는 방식이었다. 대상 500만원, 최우수상 300만원, 우수상은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상금이 걸려 있는 자리인 만큼 발표자들은 주어진 몇 분의 시간에 열과 성을 다했고 심사위원들은 더욱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심사위원은 도현명 대표(임팩트스퀘어), 이미경 상무(르호봇), 박라희 부문장(JP모간), 이대영 본부장(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류윤경 PL(행복나눔재단)으로 총 다섯 명으로 구성 됐다. 이날 팀들에게 가장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심사위원은 이미경 르호봇 상무였다. KOICA 해외 봉사단 1기 멤버로 현재까지 해외 봉사를 해오며, 한국에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기 훨씬 이전부터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알고 공유 경제를 공부하며 관련 기업에 관심을 두고 사회적기업을 지원해온 이미경 상무는 차분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많은 대표들을 당황시켰다. 현지인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경제성이 기반이 되었는가와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것이 이 상무 질문의 대체적인 방향이었다.

이 상무는 자신의 질문인 엄격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사회적기업은 공유경제와 경영의 측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여정을 걸어야 합니다. 갈 길이 고단한 걸 아는 만큼 내가 조금 호되게 질문을 던졌지요. 그들이 짊어져야 하는 무게를 아니까요.” 라고 인터뷰했다. 덧붙여 이번 성과공유회 현장 소감을 묻자,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건네며 “나는 그들의 무게를 함께 나누고 끝까지 도울 것입니다” 라고 열한 팀 모두에게 강력한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따뜻한 격려

이날 대상 수상은 캄보디아에 빗물저장탱크를 만들겠다는 사업을 발표한 ㈜스페이스선 엄수정 대표가 받았다. 스페이스선은 캄보디아의 열악한 상수도시설과 오염된 식수원으로 인해 고통 받는 지역민들에게 빗물저장탱크와 생태화장실을 보급해 청결하고 안정적인 수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 발표에서 사업이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이익을 내거나 진행 중인 다른 팀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났다. 그런데 무엇이 이 팀을 대상으로 이끌게 했을까?
그것은 사업에 대한 진정성과 사람들의 공감이 컸다.

엄 대표는 빗물저장탱크를 설치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들에게 “또 다른 폭력”일 수 있다며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깨끗한 수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우선 그들의 생활력을 도와주고 그들과 함께 생활해 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기 위해 우선 천연비누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빗물저장탱크가 설치된 리조트를 설치해 지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수자원보다 더 시급한 문제인 경제적 빈곤을 해결해주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최소 5년에서 10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안전한 수자원의 중요성을 천천히 인식시켜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뚜렷한 사업목표, 지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 가짐, 사업의 지속가능성까지 스페이스선은 모든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다.

엄수정 대표에게 수상 소감을 물었다. 그녀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심사 중간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누군가가 격려해주고 응원해준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기 때문이란다.
“사회적기업가에게 이러한 자리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정말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라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캄보디아 지역민들을 위해 끝까지 해낼 것입니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대상 수상에 이어 최우수상은 베트남의 수공예상품을 제품화해 지역민들에게 안전정적인 근무 환경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주식회사 케이오에이의 유동주 대표가 수상했으며 우수상으로는 인도네시아의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칫솔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겠다는 닥터노아의 박근우 대표가 받았다.

모든 시상이 끝난 후 열한 팀의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미니마켓에서 열한 팀의 대표와 심사위원 그리고 참석자들은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물건을 유심히 바라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모두가 이들의 앞으로의 성장으로 인해 바뀔 세상의 모습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과연 우리나라 대기업도 못하는 일들을 이 조그마한 규모의 사회적기업이 얼만큼 멋지게 해낼 수 있을까. 그 궁금증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08_참가팀과 단체사진
수상자와 심사위원 단체사진

박수

스헤이스선
스페이스선이 선보인 천연제품

 

닥터노아의 대나무칫솔
닥터노아의 대나무칫솔


미니 인터뷰 |

| JP모간 박라희 부문장

오늘 열한 팀의 성과 발표를 들은 소감이 어떠신지요.

9개월간 해외 각지를 돌아다니며 정말 고생 많으셨다. 오늘 열한 팀의 발표 모두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희망을 보았다. JP모간은 이들의 희망을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다. 또한 , 이들의 이러한 도전 정신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시작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로벌 사회적기업은 국내에는 보기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JP모간은 사각지대에 있는, 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성과공유회는 정말 의미가 큰 자리였다. 더 많은 국내 사회적기업이 해외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지켜낼 수 있도록, 그들의 경쟁력을 지원할 것이다.

| 르호봇 이미영 상무

열한 팀의 발표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충분한 시장 조사를 하지 않거나, 공유 경제, 사회적 가치 창출보다 개인의 이익 추구적인 모습을 보인 점. 선한 영향력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던 점. 이런 부분들이 보이는 팀들이 아쉬웠다.

오늘 자리에서 긍정적인 희망을 느끼셨는지?

그렇다. 특히 정부 지원 후의 성장이 사회적 기업에게는 매우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스스로 문제해결 기반을 마련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등 느리지만 천천히 스스로 문제 해결력을 찾아가려는 팀들이 눈에 많이 띠였다.

| 행복나눔재단 류윤경 PL

이번 성과공유회가 어떤 의미를 지난다고 생각하시는지?

사실 민간기업에서 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는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JP모간이나 사회적기업을 돕는 여러 기관, 단체들이 그런 부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해당 분야에 대한 문제해결 방안으로 글로벌 사회적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열매나눔재단 김추인 사무총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열기가 대단한 자리였습니다.

우리 재단에서 글로벌 사회적기업 지원 활동을 한 지는 2~3년째다. 사실 처음에는 어려운 부분도 많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작은 지원정도 밖에 해줄 수 없었지만 글로벌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데 한 뜻을 가진 JP모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그리고 여러 기관들과 단체들이 이번에 협력해주어서 정말 뜻깊은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글로벌 사회적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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